꽃 이름 알고 가면 산행이 훨씬 즐겁다
| 꽃을 알려면 사철살이를 제대로 알아야 꽃 이름을 아는 건 사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꽃이 존재하고 때문이다. 산에서 이름을 모르는 꽃을 발견하게 되면 꽃 이름이 뭘까 하고 궁금해 하다가도 '에이, 내가 식물학자도 아닌데 이까짓 꽃 이름은 알아서 뭘하나' 싶어 그냥 묵살하고 산길을 올라가지만 어쩐지 걸쩍지근한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식물도감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이 꽃이 그 꽃 같고 저 꽃이 이 꽃 같아 긴가민가하게 된다. 어느 땐가 출판사를 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식물도감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봄이나 여름 등 달랑 한 철에만 찍은 사진을 올릴 게 아니라 사철 사진을 올려 놓으면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더니만 씩 웃고마는 것이다. 누가 그 따위 돈도 안될 게 뻔한 일에 사서 고생을 하겠느냐는 뜻이리라. 올 봄에 어떤 지방 문화사랑회 사람들과 함께 백제 문화 답사를 떠난 적이 있다. 미륵사지에서 한 나무 앞에 모여 설왕설래하고 있던 아주머니들이 내게 나무 이름을 물어왔다. "아, 이거 목련 나무 아닙니까?" "아니, 이게 목련 나무였단 말이에요?" 꽃이 피어 있을 때는 누구나 저것이 목련꽃이구나, 하고 꽃 이름을 알지만 지고나면 쉬 알아채지 못한다.
밭을 망치는 풀이라고 망초라 불린다고 하며,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망하라고 심어놓고 간 풀이라고 해서 망초가 되었다고도 한다. 농약을 쳐도 잘 죽지도 않을 정도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식물이라고 한다. 자신들 위주로 생각하는데 이골이 난 인간의 눈에는 이 식물이 농사를 망치는 식물에 지나지 않지만 황동규 시인의 시 '망초꽃'에선 모여 살며 같은 꿈을 꾸고 같이 흔들릴 줄 아는 아름다운 존재로 탈바꿈한다.
이재무 시인은 '송가'라는 시에서 모두 떠난 자신의 곁에서 개망초 꽃 하나가 "눈물인 듯 울음인 듯" 꽃을 피웠다고 삶의 쓸쓸함을 노래했다. 때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삶의 위로가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秋分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산구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7∼10월에 붉은빛을 띤 흰색으로 핀다. 구절초와 비슷하지만 잎이 좁게 갈라지는 것이 다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들국화'는 꽃 명칭이 아니다. 구절초, 개미취와 더불어 쑥부쟁이를 통틀어 들국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씀바귀는 예부터 나물로, 혹은 민간약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쌈 재료로 즐겨 먹기도 한다. 나의 경우엔 봄철에 뜯어서 옅은 소금물에 3~4일 담가두었다가 김치를 담가먹기도 한다. 고들빼기 김치보다 더 쫄깃한 게 맛이 일품이다.
이른 봄에 나는 어린 순은 식용하며, 가을에 잎이 죽은 다음 어린 순이 길게 자랄 수 있도록 흙을 덮어준다. 두릅처럼 초장에 찍어 먹는데 두릅보다는 약간 쌉쌀한 맛이 있다.
봄에 싹이 돋는 비늘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는다 하나 몇 해 전 맛이 어떨까 해서 일부러 무쳐 보았으나 너무 억세서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어린 순을 취나물로 무쳐 먹는 참취의 꽃이다. 꽃은 흰색으로 피고 가운데는 황색이다. 줄기에 나는 잎은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작아지고 꽃 밑의 잎은 타원형이나 긴 계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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